Cis-AB형이란?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혈액형이 아닌 몇몇 희귀 혈액형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다소 생소한 Cis-AB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Cis-AB형(시스 ab형)이란 ABO식 혈액형의 돌연변이로, 희귀 혈액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Cis-AB형이란 부모 중 한 쪽에서 AB형의 유전형질을 물려받아 만들어지는 혈액이며, ABO형 혈액형 앞에 붙은 '시스'라는 용어 자체가 프랑스어로 "한쪽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Cis-AB형은 A와 B 유전자의 교차(crossing over) 혹은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매우 드문 혈액 형입니다. 그간 보고된 대립유전자는 cis-AB01부터 cis-AB09인데, 가장 흔한 유형은 cis-AB0입니다.

국내에서는 1985년에 가계도 조사를 통해 호남 지역에서 발견된 것을 시초로 현재까지도 호남 및 일본 큐슈 지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는 거의 없는 혈액형입니다.

따라서 미국을 포함한 해외에서는 전문적인 연구 사례가 거의 없는 실정이고, 이 때문에 국내외 Cis-AB형 혈액연구 표본은 전부 한국인입니다. 국내에서도 혈액유전에서 벗어난 사례가 지속적으로 등장하자 혈액 형태를 조사하다 발견되었습니다. 

 

Cis-AB형의 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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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상동 염색체의 각기 다른 염색체에 존재해 따로 전달되어야 하는 A형, B형 인자가 교차나 돌연변이에 의해 하나의 염색체 포함되어 원래 정상적인 AB형이라면 자손으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을 갖는 개체가 태어날수 있게 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AB형과 O형 사이에서는 A형과 B형만 태어나야하지만 Cis-AB형은 같은 염색체에 두가지 인자가 다 있어 AB형이 태어날 수 있습니다.

AB형은 A, B 항원의 항원성이 거의 차이가 없는 반면에 Cis-AB형의 경우는 A, B 항원 중 한쪽의 항원성이 약하게 나타나 혈액형 검사 시 A형 혹은 B형으로 진단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Cis-AB 대립유전자를 가지고 있더라도, 나머지 하나의 대립유전자는 평범하게 O, A, B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ABO식 혈액형의 유전법칙을 따르지 않습니다. Cis-AB와 O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B와 O 대립유전자를 가져 B형인 사람과 결혼하면 AB형과 B형 부부 사이에서 O형 자녀가 태어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Cis-AB형이 알려지기 전에는 이따금 아이 혈액형 문제로 가정 불화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경찰청 사람들 2015 에 자식의 혈액형 문제로 인한 친모 영아 살해 사건이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본인이 흔한 AB형인 줄만 알았던 남편이 자식의 혈액형이 O형임을 문제 삼아 아내(O형)를 의심하고 자식을 부정해 아내에게 "아기를 빨리 입양 보내라. 안 보내면 우리 가족도 죽고 아기도 죽고 네 부모도 죽일 거다"라며 협박을 해와 이에 아내가 태어난 지 15일 된 아이를 살해 후 화장실에 유기 한 사건입니다. 

더 큰 문제점은 AB항원이 약하게 나타날 수도 있어서 표현형이 반드시 AB형으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A형이나 B형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는 점인데요, 보다 확실하게 정밀 검사를 하거나, 명확하게 하려면 유전자를 조사해봐야 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Cis-AB가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많이 발견되기는 하나 폴란드나 프랑스에서도 산발적인 증례들이 발견되는 점으로 보아 한국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지만, 인구당 발견 빈도가 한국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애초에 다른 혈액형 간에 수혈한 것이니 혈액형의 구분을 떠나 Cis-AB형의 혈액을 일반 AB형의 혈액과 교차 수혈하면 혈전이 발생합니다. AB형에 A형이나 B형 혈액을 수혈할 때처럼 일부 혈전이 발생하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입니다.

따라서 Cis-AB형은 Cis-AB형에게서만 수혈 받아야 생존율이 높습니다. 국내 AB형 수혈 시에 수혈 사고율이 다른 혈액형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었는데 Cis-AB형의 존재를 밝혀내어 수혈 사고율을 현저히 낮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혈액 검사로는 밝혀지지 않기 때문에 헌혈시에는 발견되지 않으며 수혈 전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이 발생하는 경우나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유전자 분석을 통한 Cis-AB형 검사를 하게 됩니다. 

2015년 10월 부모가 모두 B형인데도 딸이 Cis-AB형인 사례가 발견됐습니다. 보통 B형 아버지와 B형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B형 또는 O형인데 이 여성은 AB형이였으며, 연구 결과 Cis-AB형이였다. 이 여성은 보통의 Cis-AB형처럼 부모에게 물려받지 않고 독자적인 돌연변이에 의해 Cis-AB형이 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해당 여성은 이 혈액형의 시조가 된다고 합니다.

 

Cis-AB형의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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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AB형은 한국의 전라남도와 일본의 규슈 일부 지역에 분포되어 있으며, 이촌향도 현상과 이민으로 인해 각지로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라남도는 특히 나주를 중심으로 하는 영산강유역은 마한에 통합되기 이전 3세기 때부터 거대옹관묘 문화로 대표되는 고유한 토착문화가 있었고 이후 6세기 중엽 백제의 관제 안으로 포섭되면서도 고유의 문화를 유지하다가 해상왕국이었던 백제의 현 일본 큐슈와 그 동쪽에 백제부를 경영할 때 이미 건너가 야요이 문화를 일으킨 도래인들과 고고학적 유물과 발굴 자료 상 같은 문화를 가진 것으로 보이므로 영산강 유역의 토착세력이 백제의 해상 경영에 따라 설치된 중국과 일본의 백제부로 이주한 집단들의 유전자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해상교류의 거점이었던 중국 내 백제부에 거주하던 백제 이주민 또는 백제의 유민들로 보입니다.

 

한편, 전남 일대가 고대 일본과 밀접한 연관을 지녔다는 점을 뒷받침해주는 강력한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상술한 것처럼 나주 일대의 옹관묘는 한반도 내에서 유사한 형태를 찾아볼 수 없고 오직 일본에서만 유사한 형태가 발견되고, 심지어 나주지역에서는 일본 왕실의 무덤과 동일한 형태인 전방후원분이 발굴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고대 전남지방과 일본은 매우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배계층의 측면에서보면 동일한 집단의 지배계층을 일본 큐슈와 전남의 마한이 공유하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상기 혈액형 역시 전남과 큐슈 일부에서만 발견된다는 점은 이러한 고고학적 결과를 방증하는 실증적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Cis-AB형의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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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AB형은 수혈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일반적인 수혈에서 Cis-AB형은, 같은 Cis-AB형에게서 수혈을 받아야 그 안전성이 매우 높으며 다른 혈액형을 수혈받을 때도 적혈구는 O형, 혈장과 혈소판은 AB형으로 따로 받아야 합니다. 만약 일반 AB형을 수혈받는 경우 적혈구가 파괴되는 용혈현상이 나타나는 수혈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큰 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